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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ressions/책(Book)

작가 심층탐구 - 밀란 쿤데라편 (Milan Kundera)

안녕하세요~! 오늘은 체코의 작가 밀란쿤데라(Milan Kundera)에 대해서

심층 탐구 해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1. 출생

체코 슬로바키아, 브랜 태생의 소설가. (1929.04.01)

 

2. 쿤데라의 삶

그는 상당히 기품 있는 집안에서 루드빅 쿤데라의 아들로 태어났다. 루드빅 쿤데라는 체코의 주요한 음악학자이자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다. 쿤데라는 그의 아버지에게서 음악을 배웠고 이러한 음악적 배경은 그의 작품이 근간이 되기도 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나오는 Muss es sein? es muss sein! 의 경우도 그러하다.) 그는 프라하 카렐 대학교의 예술학부에서 문학과 미학을 공부했으나, 두 학기만에 프라하의 공연예술 아카데미의 영화학부로 옮겼다. 그곳에서 그는 처음으로 영화 기획과 희곡 창작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영화 아카데미 AMU에서 조교로 활동하기도 하였다. 1950년에 정치적 이유로 학업을 중단 당했고 1952년 졸업 후에 영화 아카데미에서 세계문학을 가르치는 강사가 되었다. 쿤데라는 민주주의의 체코슬로바키아를 경험하지 않은 젊은 세대에 속했다. 체코슬로바이카의 젊은이의 사상은 공산당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았다. 1975년부터 정부의 눈을 피해 프랑스에서 살았고 1981년 프랑스 시민권을 땄다.

그 후로 많은 작품들이 프랑스어로 쓰여졌다고 한다.

 

3. 그의 주요 작품

 

(1) 소설

   1) 농담(1967)

   2) 우스운 사람들(1969)

   3) 이별의 왈츠(1972)

   4) 삶의 다른 곳에(1973)

   5) 웃음과 망각의 책(1978)

   6)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1984) (우리가 흔히 아는 프라하의 봄)

   7) 불멸(1990)

   8) 느림(1995)

   9) 정체성(1998)

   10) 향수(2000)

   11) 무의미의 축제(2014)

 

(2) 산문

   1) 소설의 기술(1986)

   2) 배신당한 유언들(1993)

   3) 커튼(2005)

   4) 만남(2009)

 

(3) 희곡

   1) 자크와 그의 주인(1971)

 

4. 수상 

 

1973년 메디치상, 1982년 유러피안 문학상, 1984년 커먼웰스상, LA타임스 소설상, 1985년 예루살렘 상, 1987년 아카데미 프랑세스 비평가상, 넬리 작스상, 2007년 체코작가상을 수상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 노벨 문학상은 수상하지 못한 상태이다.

(말도 안된다. 밀란 쿤데라 말고 그 누가 노벨 문학상을 받는 가 말인가?!)

 

5. 한국 언론 시사저널과의 인터뷰 (1995)

 

기자 : "밀란쿤데라, 당신 문학은 우리 나라 문학에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 90년대 한국의 젊은 소설가 중 많은 사람이 당신의 자유로운 소설 형식에 영향을 받았다"

밀란쿤데라 : "글쎄, 나는 아방가르드 문학을 속물 취미라고 여긴다. 내 소설은 결코 쉽게 읽히는 작품이 아니다. <느림>만 하더라도 매우 어려운 소설이다. 내 작품을 진지하게 읽어주었으면 좋겠다. 한국의 젊은 소설가들이 내 작품을 어떤식으로 받아들였는지 나로서는 알 수 없지만, 나는 젊은 사람들이 쉽게 빠져드는 아방가르드는 아니다. 나는 차라리 고전주의다."

밀란 쿤데라 : "내 작품의 결정본은 체코어와 프랑스어 판뿐"

"내 작품을 번역할 때 조심해야 할 점 가운데 하나는 단어 반복 문제이다. 영어로 번역할 때 어느 번역자는 반복되는 단어를 모두 동의어로 바꿔 놓은 적이 있는데, 그건 고등학교 시절 작문 교사의 지침을 순순히 따르는 작가는 아니다. 내가 인정할 수 있는 내 작품의 결정본은 체코어판과 프랑스어판이다. 내 작품을 번역할 때 내가 최종 교정본을 보내줄 테니 그걸로 번역해야 한다."

기자 : 한국에 올생각이 없냐고 묻자 아내가 비행기를 못 타서 모든 여행을 자동차로 한다고 한다. 기념사진을 찍자고 하자 그는 단호히 거절했다고 한다. 15년간 언론과의 인터뷰를 거절해왔고 공개된 스냅 사진은 한장도 없는 쿤데라에게 더 이상 요구할 수도 없다.

원본 링크 : 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89941

 

[문학]밀란 쿤데라 파리 인터뷰 "아방가르드 문학은 속물 취미" - 시사저널

밀란 쿤데라의 거처는 파리의 고급 주택가로 알려진 센 강 북쪽 7구에 있었다. 67년 프라하의 봄을 주도한 지식인 가운데 한 명, 소련군이 그 봄을 짓밟고 겨울을 몰고오자 프랑스로 망명한 자유

www.sisajournal.com

이 기사를 봤을 때 상당히 자신만의 세계가 구축되어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든다. 자신의 작품에 강한 자존감이 돋보이고 번역판에 대한 걱정을 하는 것으로 보아 자신의 작품이 전하는 바가 오역될까바 상당히 걱정하는 눈치이다. (모든 국제적인 작가들의 고민들이겠다.)

 

6. 그의 작품, 필체, 스타일 연구

 

내가 가장 이 글에서 자세히 적고 강조하고 싶고 이글을 적고 싶었던 이유는 그의 WRITING STYLE을 분석하기 위해서이다.

나는 그의 책을 정확히 3권(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농담, 불멸) 밖에 못 읽었지만 밀란 쿤데라만이 주는 작품의 느낌과 스타일 그리고 필체를 파악하기 위해 이 글을 적어본다.

자 일단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책의 도입 부분을 살펴보자.

"영원한 회귀란 신비로운 사상이고, 니체는 이것으로 많은 철학자를 곤경에 빠뜨렸다. 우리가 이미 겪었던 일이 어느 날 그대로 반복될 것이고 이 반복 또한 무한히 반복된다고 생각하면! 이 우스꽝스러운 신화가 뜻하는 것이 무엇일까?" (1p)

니체의 영원 회귀로부터 시작하면서 영원한 회귀란 없다는 데에 근거한 이런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처음부터 용서되며, 띠리사 모든 것이 냉소적으로 허용되기 때문이다. 

밀란 쿤데라의 책에는 엄청 철학전인 단어도 많이 나오고 역사적 중요한 인물들이나 과거의 유명한 신화 이야기, 전문적인 예술, 건축 용어들도 많이 나오는데 처음 읽었을 때는 모르는 단어들 찾아본다고 시간을 많이 사용하기도 했다. 좋은 집안에서 뛰어난 학력과 지식들이 뒷받침 된 글이다. 

주인공이 키우는 강아지 카레닌에 대해서 표현한 것도 예술인데 작은 일상들을 아주 섬세하게 잘 표현한다.

"테레자는 카레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고 그를 자신의 모습에 따라 바꾸려 들지 않았다. 아예 처음부터 그가 지닌 개의 우주를 수락했고 그것을 압수하고 싶지 않았으며 그의 은밀한 성향에 대해 질투심을 느끼지도 않았다. 그녀가 개를 키운 것은 그를 바꾸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남편이 부인을, 그리고 여자가 남자를 바꾸고 싶어 하는 것처럼) 단지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함께 살수 있도록 그에게 기본적인 언어를 가르치기 위해서였다."

사실 나도 강아지를 키우는데 카레닌에 대한 글들은 상당히 공감된다. 강아지와 사람간의 원초적인 사랑과 공감을 표현해낸 것이 아주 예술이다.

다음은 책 '불멸'을 살펴보자. 

'불멸'은 시간적 흐름의 구성이 정말 특이한 책인데 과거 괴테의 사랑이야기와 현재시점의 주인공들의 사랑이야기 시점 그리고 작가 자신의 시점들이 교차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불멸의 도입부 역시 상당히 드라마틱하게 시작하는데 어느 부인이 수영장에서 자연스러운 몸짓을 보다가 그 몸짓을 보고 남자 주인공을 자극하고 아녜스라는 여자 캐릭터를 떠올리게 된다. 이 몸짓을 '불멸'이라고 표현하고 나중에 나오는 '괴테' 역시 '불멸'의 아이콘 중 하나로 표현된다.

다음은 고독에 기쁨을 느끼는 어느 여자 캐릭터에 대한 글이다.

"그녀는 그 변덕스러운 승강기에게도 애정을 느꼈다. 비록 잠시지만 그녀에게 고독을 제공해 주는 까닭이었다. 자동차 역시 그녀에게 행복감을 주었다. 자동차에서는 아무도 그녀에게 말을 걸지 않고, 아무도 그녀를 쳐다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무도 그녀를 쳐다보지 않는 것이다. 고독, 그것은 시선들의 감미로운 부재였다."

우리의 갓란 쿤데라 형님께서는 '고독'이란 단어에 대해서 이렇게 맛깔나게 표현을 하신다.

다음은 책 '농담'을 살펴보자.

책의 내용은 사사로운 '농담'에서 시작해서 남자 주인공의 인생이 망가져버리고 그 '농담'에서 모든 이야기가 시작되고 끝이 난다.

(이 책 역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마찬가지로 체코의 역사적 배경이 포함되어 있다.) 

다음은 남자 주인공 루드비크와 여자 주인공 헬레나의 이야기 중 일부이다.

"여자의 생각을 다루는 데에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나름의 규칙이 있는 법이다. 이성으로 여자를 설득하려 하거나, 아주 합리적인 근거를 들어 여자의 의견을 반박한다거나 하는 사람은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없다. 여자가 자기 자신에게 부여하고자 하는 이미지(원칙이나 이상, 신념 같은 것)를 파악하고, 우리가 바라는 그녀의 행동과 그 이미지가 조화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궤변을 동원하여) 노력하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한 일이다." 307p

문장을 살펴보면 상당히 직설적이면서 논리적이고 하나하나의 이유들이 섬세하다. 보통 사람들이 말과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느낌들을 밀란쿤데라는 글로 표현해낸다. 그의 소설들이 매력적이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밀란 쿤데라의 책은 짧은 문장에 엄청난 메타포를 곁들여져 있는 경우는 드물다.(셰익스피어나 괴테 등의 작가들은 이런 것에 특출난 편인 것 같다.) 글을 길게 풀어서 표현해내는 것을 좋아하고 숨소리 하나하나 동작 하나하나 생각 하나하나를 다 표현해낸다. 짧은 글과 문장에 내포 된 매력적인 어구는 순간적으로 집중이 되면서 강한 여운을 짧게 남기지만 긴 글과 자세한 배경이야기들이 가미 된 이야기는 여운이 강하진 않지만 마음속에 오래도록 기억된다. 먹을 것에 비유하자면 괴테나 셰익스피어는 커피와 비스킷 과자를 먹으면서 느껴지는 달콤함이라면 밀란쿤데라는 어머니가 차려주신 든든한 쌀밥에 고등어구이, 소고기국을 먹고 난 후의 긴 포만감일 것이다.

밀란쿤데라 책들의 글의 맥락이나 스타일이 뭔가 비슷해서 책이 지루해지거나 심심할까봐 걱정할 수 있는데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보는 관점과 시선이 확실히 틀리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관점에서 사람과 사물을 보기에 신선한 재미와 상상력을 선물해준다.

 

지금까지 작가 심층탐구 - 밀란쿤데라 편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